세비야 대성당 앞의 야간 에피소드

세비야, 참 아름다운 도시~ 낮에 찾아간 골목길들이 참 아름다웠어요. 하루만 머물러야 하는 밤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저녁 먹고 야경 보러 나갔어요. 지나가다가 늦게까지 영업하는 스타벅스가 보여서 앉았어요. 2월 밤인데도 그렇게 춥지 않아서 밖에 앉아서 따뜻한 커피 한 잔 마시며 수다를 떨었어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제가 모르는 남자와 그의 가족이 다가와서 말을 걸었어요. 그 남자의 친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집시 무리였던 것 같아요. 딸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는데, 같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자고 했어요. 그래서 같이 불렀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한국에도 다녀왔다고 했고, 이름이 ‘두바이 보스’라고 했어요. 하지만 삼겹살과 소주는 알고 있다고 했고, 먹어봤다고 했죠? ~어쨌든 그는 친절한 척을 했다.

그리고 그는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오래된 50유로 지폐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고, 내가 가지고 있다면 그에게 터무니없는 것들을 보여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나는 낮에 경비원을 데리고 다녔기 때문에 대부분을 썼다.

하지만 순진한 여자애들 중 하나가 그녀가 가지고 있는 현금 봉투를 보여주었다.

ㅜㅜ그녀는 그들 앞에서 모든 사람에게 확인하는 척을 한 다음 “아, 너희들도 없구나”라고 말하고 봉투를 그대로 돌려주었다.

그래서 당시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버렸지만 나중에 보니 50유로 지폐 중 하나가 사라졌다.

정말 대단한 손재주였다.

하지만 그날 밤 우리는 50유로가 사라진 것을 깨닫지 못하고 세비야 대성당의 아름다운 야경을 사진으로 찍으며 돌아다녔다.

항상 낯선 사람과 지갑을 조심하세요. 호텔로 돌아와서 다른 한국인 만나서 얘기했는데 이미 유명한 사기꾼이라고 하더라구요~ 밤인데도 좀 설레였던 것 같아요 밤에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진 찍을 수 있는 낯선 도시에 있다는 자유에 취해서요 낮과 밤이 너무 예뻤고 어느 식당에 가도 맛은 평균 이상이라서 기분이 좋았어요 밤에는 위험해서 멀리는 안갔지만 이렇게 현지인들 사이로 돌아다니는 건 좋았어요 잠들기 전에 호텔에서 히랄다탑을 찍었는데 세비야의 밤공기가 달콤했던 게 후회됐어요 낮에 골목길을 걷다가 발견한 가게에서 산 그림이에요 프린트 그림이라 비싸지 않아서 몇 장 샀어요 다음 도시는 알함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예요 새벽부터 완전 충격받은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