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금융공학, 수학과 금융 등의 과목을 재미있게 들은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저는 공학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보다는 수학이 융합된 부분만 살짝 들여다보는 수준으로만 경제를 배운 것 같습니다.
좀 더 넓은 범위에서의 경제학에 대해 알고 싶어서 쉬운 경제 교양서를 몇 권 읽어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책은 경제학과 관련된 다양한 개념을 간단한 사례를 들어 읽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인상깊었던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작은 범죄에도 전염성이 있다고 아리엘 교수는 말했다.
횡단보도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단횡단하는 모습을 보면 대다수가 아무 생각 없이 무단횡단에 가담합니다.
행동경제학자 댄 아리아리는 이처럼 무단횡단과 같은 작은 범죄에도 전염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깨진 유리창이론이 이와 비슷합니다.
정상적인 차와 유리창이 깨진 차를 일주일 동안 골목에 방치했을 때 사람들은 정상적인 차에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반면 유리창이 깨진 차에서는 부품을 훔치거나 심지어 차를 부수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유리창을 깨고 뭔가를 훔쳤나 보다’라는 생각은 다른 사람에게 ‘나도 하나쯤 훔치는 게 어때?’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이 이론은 ‘나 하나쯤은’이라는 마음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무심코 저지른 작은 행동들이 마치 전염병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번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일상에서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돌아보고 조심하게 됩니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가 아닌 점이 아리아리의 실험에서 보듯 인간은 그리 이기적인 존재가 아니다.
돈을 더 줄게. 더 열심히 일하라는 말에 의욕을 갖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믿을 때, 내 동료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을 때 더 헌신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협력하고 동료를 존중하며 모두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는 그런 존재라는 뜻이다.
행동경제학자 댄 아리아리는 이스라엘의 반도체 회사에서 실시한 실험을 합니다.
그는 반도체 공장 직원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에 평소보다 생산 실적이 좋을 경우 30달러 정도의 성과금, 2. 피자 한 판, 3. 직속 상사로부터의 격려 메시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1번 그룹의 실적이 가장 증가했다고 예측했는데 놀랍게도 1번 그룹의 생산 실적이 3개의 그룹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어요.단기적으로 봤을 때 피자 한 판을 제공받은 그룹이 가장 높은 생산성 향상을 보였고 격려 메시지를 받은 그룹이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실적을 보면 상사로부터 칭찬을 받은 그룹을 제외한 모든 그룹에서 오히려 생산 실적이 하락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과급처럼 성과에 대한 물질적 보상이 동기부여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보상이 실제로 좋은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실적 증가분이 추가적인 보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다른 연구 결과들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댄 앨리얼리는 “일을 더 열심히 하면 성과금을 지급한다”는 말이 “너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은 오히려 신뢰받는 환경에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고, 은밀하게 전달되는 이러한 불신의 감정은 오히려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때때로 어떤 프로젝트의 진행을 맡게 되면 일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저는 누군가에게 물질적인 보상을 제공할 만한 위치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일을 맡겨야 할 때는 신뢰와 협력, 존중과 헌신 같은 정신적인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낫지’, ‘프레임 이론’ 등 흥미로운 다양한 내용이 간단한 사례와 함께 정리돼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리처드 탈러의 ‘낫지’나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 등 좀 더 깊이 있는 책으로 넘어가기 전에 도움말로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는 이기적인 존재”라고 설정하는 주류경제학과 달리 행동경제학에서는 인간이 흔히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는 불완전한 존재로 때로는 이익만을 추구하기보다 신뢰, 협력, 헌신 등의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로 설명한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특정한 선택을 하는 이유를 심리학과 연관지어 설명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제가 무의식적으로 한 선택이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편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앞으로 읽을 다른 다양한 행동경제학 분야의 책에는 또 어떤 재미있는 내용이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