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빈혈이란 사실은 피가 몸에 필요한 산소 운반 능력이 줄어든 상태를 뜻한다.
인간에서 가장 일반적인 빈혈은 철부족성 빈혈이다.
그러나 유전성 빈혈도 있고 적혈구가 저절로 깨지는 용혈성 빈혈, 피를 골수에서 잘 만들지 못해 생긴 빈혈, 혈중 헤모글로빈이 정상적인 작동을 하지 않아 생기는 것도 있다.
외모는 건강해 보이는 분, 특히 젊은 여성에게 가벼운 빈혈이 있는 경우는 꽤 많다.
헤모글로빈(Hemoglobin; Hb)을 기준으로 10-11.9g/dL을 경도의 빈혈이라 하며, 8g/dl 이하는 심한 빈혈로 간주한다.
가벼운 빈혈은 본인은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일선에서 근무하는 의사들도 약간의 빈혈이 있기 때문에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 경우가 많다.
남성에게서는 헤모글로빈이 10~13.5gm/dL을 경도의 빈혈이라고 한다.
헌혈을 자주 하는 분, 치질로 출혈이 있는 분, 코피가 자주 나는 분 등 어디서나 출혈이 잦으면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젊은 여성에서 이런 빈혈의 원인은 대체로 생리의 양이 많기 때문에 철분이 조금씩 소실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생기는 것이다.
젊은 여성 운동선수 중에도 이런 빈혈이 있어 오히려 생리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심하게 달리거나 하는 운동을 하면 장내에 혈액이 미량씩 소실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 쇠는 약 3~5g으로 너무 적거나 너무 많아도 병이 생긴다.
적혈구는 수명이 약 120일 정도면 망가져 다시 새것이 생기고 이때 나오는 철은 거의 80% 이상 재상용된다.
그러나 계절은 항상 조금씩 부족하기 때문에 먹을 것으로 철을 보충하며 산다.
우리가 흡수하는 쇳물은 2가로 돼 있고 주변에 널린 쇳가루 3이 계속돼 있어 먹어도 소용없다.
매일 필요한 철분의 양은 어린이, 급격히 성장하는 사춘기에 따라 많아지므로 임산부에게 더 많이 필요하다.
빈혈까지는 아니지만 몸 속에 철이 부족한 경우를 빈혈 없는 철부족증이라고 한다.
혈중에 페리틴(Ferritin)이라는 체내에 철의 포화도를 검사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이 50-70 mcg/L이면 헤모글로빈이 정상이어도 철부족이 있는 것이며, 30μg/L 이하이면 가벼운 빈혈이 생기거나 정상 하한을 나타낸다.
12μg/L 이하이면 어김없이 확실한 빈혈을 일으킨다.
철은 가장 중요한 기능이 적혈구 속에 헤모글로빈에서 힘(heme) 단백질을 형성하는 물질로 이것이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하는 물질이다.
또 DNA 합성에도 관여하고 철이 부족하면 적혈구 성장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적혈구가 작아지는 현상이 생긴다.
또 뇌세포 등 모든 신체 세포의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위 그림은 빈혈로 생기는 증상이다.
처음 생기는 증상이 피로감인데, 이는 빈혈 증세라기보다는 철부족의 증세로 극히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부족한 계절을 보충하면 이 피로감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타 기운이 없어지다.
운동선수가 빈혈에 걸리면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평소 자신의 피를 뽑아 보관하다 경기 전 수혈을 하기도 한다.
점점 심해져 혈액이 산소를 운반하는 능력이 감소하면 이때부터 빈혈 증상이 나타나며 그 정도가 심해질수록 산소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심장 박동이 빨라져 운동을 조금만 해도 숨이 차고 뇌에도 빈혈이 생기므로 어지럽고 두통이 생기게 된다.
빈혈이 생기면 피부가 창백해지고 때로는 노랗다고도 한다.
빈혈 정도를 잘 나타내는 곳이 위에 표시된 눈꺼풀 결막에 있는 혈관의 붉은 정도로 거의 정확히 알 수 있다.
아래 사진은 모두 철부족성 빈혈 소견이다.
철부족성 빈혈이 심하면 혀의 돌기가 위축되고 딱딱해지며 혀가 아프기도 한다.
압의 양끝이 짓물러서 아플 수도 있다.
예전에는 입이 커진다고 했지만 입이 커지는 병은 없고 철 부족, 비타민 부족 등이 관여하는 증상이다.
특징적으로 손톱, 손톱 등이 부러지거나 잘, 납작해진다.
이를 숟가락 모양의 손톱(spoon nail)이라고 한다.
또 머리카락이 쉽게 상하고 잘 떨어지며 아이들은 흙을 먹거나 얼음을 먹는 등 평소 먹지 않던 음식을 먹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을 피카(pica)라고 한다.
추위를 느끼고 식욕도 감소한다.
갱년기 이후 여성이나 중년 이후의 암이 생길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철부족 빈혈이 생기면 위 대장에서 궤양이나 암이 생겨 조금씩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위에서 대량 출혈이 흑색 변이 되거나 대장에서 대량 출혈이 나면 혈변을 해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잠혈이라고 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출혈은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공단 암 검진 중 대변검사를 하는 것도 이 잠혈을 검사하기 위해서다.
이런 이유로 원인을 알 수 없는 빈혈이 있으면 반드시 위,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우리는 대장 용종, 심한 위축성 위염 등 여러 암의 전 단계 병변을 알고 있다.
지속하는 잠혈은 암의 전 단계와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
또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가벼운 철부족 빈혈도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 이 글을 쓰고 나서 최근 32세 여성인데 BMI가 36.3으로 비만인 편이지만 생리량이 많아 10일 간다며 검사를 한 결과 헤모글로빈은 13.0으로 정상이었지만 페리틴이 9.3으로 매우 낮은 쪽을 경험했다.
이 분에게 철분제를 처방하고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