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 컬러의 일 (The Colur Bible)

결론부터 말하자면[칼라 일은] 아주 유용하고 멋진 책이다.

원제는 ‘The Colour Bible’로 매우 웅장하지만 그럴 만도 하다.

저자 로라 페리던은 스튜디오 컬러 오브 세잉(Color of Saying)의 대표로 컨설팅과 강의를 하고 있는 전문가다.

서문에서 이 책에 대한 정확한 소개를 발췌했다.

[이 책은 색깔이라는 매혹적인 세계에서 길을 안내하는 최신 지침서다.

이 책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100가지 색상을 살펴보면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킨 산업공정부터 소셜미디어 열풍까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서 색깔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역할을 하는지를 다룰 것이다.

각각의 색 프로필을 다루는 장은 색의 기원에서 시작하여 발전 과정, 역사적 사용처, 오늘날의 상황까지 과거와 현재를 두루 살펴보고 현대의 유용한 제안으로 끝난다.

(p.6)

색은 예술과 패션뿐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100가지 색상에 대해 ‘과거’, ‘현재’, ‘사용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색값’, ‘일반적 의미’, ‘예술·디자인·문화에 등장한 예’도 알려준다.

하나씩 발췌해 보자.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아서 오랫동안 고심했다.

첫째, ‘과거’는 ‘페이디드 선플라워 Faded Sunflower’에서 가져왔다.

순수하게 좋아하는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 1887년 때문이다.

[그 시기 반 고흐는 전통적인 색 사용법에서 벗어나 강렬한 푸른 바탕에 눈부신 노란색을 사용한 매우 인상적인 구성의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이 유명한 그림 속 노란색은 물감(노란색 크로뮴산연과 백황산연의 혼합)의 견고도가 낮아 지금은 탁한 노란색-갈색으로 퇴색했다.

이 색은 당시에는 널리 사용되었으나 햇빛에 쉽게 바래기 때문에 고흐의 그림은 오래되어 보인다.

마치 그의 마른 해바라기처럼 (p.120)]

말라가는 해바라기 창백한 노란색이 푸른 바탕의 색깔과 어우러져 슬프기도 하고, 다음 여름이 오면 꽃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현재’는 ‘메리골드 Marigold’가 될 것 같아.

책에서는 멕시코의 민간 전승에 이르는 것을, 죽은 자의 영혼은 메리골드의 향기를 따라간다고 소개한다.

그래서 ‘망자의 날’ 추모행사에 오르기도 한다는데 화려한 메리골드 색깔이 죽음까지 슬픔에서 구해내는 것 같다.

‘현재’에서 메리골드의 예술 작업을 살펴보자.

[오렌지에 가까운 메리골드의 강렬함은 삶의 회색지대를 비추며 우리를 둘러싼 자연을 떠올리게 한다.

2016년 예술가 듀오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는 이탈리아 청록색 이세호수를 가로지르는 거대 규모의 인도에 대비 효과가 뚜렷한 메리골드색 직물을 덮었다.

이 광경을 보기 위해 온 120만 명의 방문객이 메리골드 길을 걸으며 물 위를 걸었다.

(p.130)

장관이었던 것 같다.

아침 해가 뜨고 저녁 황혼 무렵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호수 색깔과 메리골드 색깔이 어떻게 어우러졌는지 궁금해진다.

사용법은 울트라 마린(Ultramarine)이다.

과거의 신성함을 표현한 이 색깔을 이제는 이렇게 활용해 보자고 제안한다.

[바이올렛 핑크를 강조색으로 태양을 연상시키는 선명한 노란색을 조합하여 강력한 3가지 색상으로 울트라 마린의 진하고 풍부한 색상을 발현해보자(p.176)]

가로 페이지에 훌륭한 사용의 예가 있다.

바실라 칸단스키 태양이 있는 가을 풍경 1908년이 될 것이다.

아, 정말 멋지다.

‘예술, 디자인, 문화에 등장하는’ 코너에서는 ‘에메랄드 그린(Emerald Green)’이다.

[재클린 듀란, 영화 <어톤먼트>의 세실리아 역 키이라 나이트레이의 드레스(p.147)]가 언급되는데, 이는 영화에서 본 드레스라고 떠올렸다.

거짓말 때문에 비극적인 운명의 나락에서 끝없이 추락하는 두 연인을 보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영화다.

가슴이 미어져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세실리아의 드레스는 인상적이었다.

사진은 포텔 사이트에서 검색했다.

[출처] 영화 어톤먼트

마법 같은 신비함이 풍겨 정말 세련된 느낌을 줬다.

다시 이 책을 읽을 때는 예술 디자인 문화에 등장하는 작품을 하나하나 찾아볼 생각이다.

코로나19로 은둔하면서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져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컬러는 정말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흰머리를 이제는 염색하고 싶지 않아 미용사들이 ‘철회색’이라고 표현한 머리색에 어울리는 옷 컬러에 고심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쓸 때 등장인물을 표현할 수 있는 색채에 대해서도 늘 생각했다.

인물이 입은 의류와 소지품의 색상은 성격과 의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쓰고 있는 글(소설이라고 하기엔 부끄럽다)을 자비 출판할 때 표지와 삽화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생각한다.

이런 나에게[칼라 일]은 꼭 필요한 책이다.

단언컨대 정말 컬러에게 일을 시키려면 반드시 읽어야 한다.

또한 100가지 컬러와 관련된 작품의 사진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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